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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3년 6월 1일 (목), 오전 12:00

[머니S] 안전 사각지대 지하 전기차 충전소… 화재시 '위험 천만'

지난 100년 이상 이어진 내연기관자동차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고 있지만 걱정거리도 많다. 전기차 충전 관련 안전사고는 시급한 해결과제다. 특히 지하 전기차 충전소는 화재 대응이 쉽지 않다. 

불나도 못 들어가는 소방차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지하 5층에 마련된 충전소를 이용하는 B씨는 퇴근길에 전기차 화재 뉴스를 접한 뒤 불안감이 생겼다. "지하 충전소에서 화재가 나면 소방차도 못 들어가는데 불은 어떻게 끄지?"

#서울 종로 소재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C씨는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지하 충전소에서 충전중이던 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전기차에 묻은 빗물이 충전구 쪽으로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혹시 모를 화재 걱정에 차를 돌려 주차장에서 나왔다.

곳곳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하에 있는 충전소 관련 우려는 더 크다.

눈·비 등 날씨에 따른 간섭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최근 지하에 전기차 충전소가 많이 조성됐다.

친환경자동차법에도 100세대 이상 거주하는 아파트는 전용주차구역 및 충전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새 아파트는 전체 주차면 수의 5%, 기존 아파트는 2% 이상 전기차 충전시설을 갖추도록 규정한다.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는 대부분 주차장을 지하에 두고 있고 전기차 충전기도 같은 공간에 설치한다. 문제는 지하 주차장은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하고 화재 진압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지하 전기차 충전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사진은 서울 코엑스 지하주차장의 전기차 충전소. /사진=뉴시스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 제한 높이는 대체로 2.5m~3m인데 소방차 높이는 소형이 2.15m, 중형이 2.85m, 대형이 3.35m다. 지하 주차장 천장에는 각종 배관 등이 돌출된 형태라 소방 장비를 갖춘 작은 소방차 진입도 쉽지 않고 추가 사고 가능성도 크다.

밀폐된 구조인 지하 주차장은 화재로 연기가 가득 차면 발화점에 접근하기도 힘들다. 전기차는 화재시 '열폭주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배터리 온도가 순식간에 1000도 이상까지 급상승하고 불을 뿜어내 스프링클러로는 진화가 어렵다.

지상에 전기차 충전소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소수 전기차 운전자를 위한 특혜 시비도 있어 쉽지 않다. 

꽁꽁 숨은 빌딩 충전소

도심에 있는 빌딩이나 공영주차장에 위치한 전기차 충전소 역시 지하에 위치한 것이 많다. 주차장 구석에 마련된 곳이 더 많을 뿐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것은 아파트와 같다.

대형마트 또는 백화점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도 우려가 크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에는 지하 주차장이나 주차 타워가 설치된 경우가 많은데 천장 높이가 낮고 각종 배관 구조물이 돌출돼 아파트처럼 소방차 진입이 어렵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옆에는 차량 정비소가 운영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이 경우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비소에서 취급하는 각종 오일에 불이 옮겨 붙을 수 있어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위치한 전기차 충전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사진은 천장이 낮은 서울시내 한 백화점 주차장의 전기차 충전소. /사진=김창성 기자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소형 전기차 화재 진화에 소방대원 51명과 소방장비 24대가 투입된 것만 봐도 전기차 화재 진압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짐작 할 수 있다.

충전소 주변에는 화재 시 초기 진화를 위한 소화전이나 소화기 등이 비치 안된 경우도 많다.

전기차 화재 초기 진압 전용 D형 금속소화기(전기차 배터리 등의 화재 소화를 위해 팽창질석·리튬·마그네슘 등을 사용한 소화기)에 대한 관심이 늘었지만 2.7kg 기준 25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은 설치를 망설이게 한다.

3kg짜리 일반 ABC소화기 가격이 1만5000원 내외 인 점을 감안하면 1개당 17배에 달하는 가격은 큰 부담이다.

이밖에 질식소화포로 산소를 차단하고 차 하부에 직접 물을 뿌려 열을 식히는 전용 장비도 개발됐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보급과 실제 적용엔 한계가 있어 당분간 지하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에 대한 위험 부담은 대중의 몫이다.

김동영 한국개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최근 3년 동안 충전 과정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29건으로 사고 원인 2위"라며 "충전시설이 지하에 설치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주차장법에는 별도의 안전 설비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청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상세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https://www.moneys.co.kr/news/mwView.php?no=2023052521254740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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